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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부모가 괴물 아이를 만든다(1)

통합인문치유자 2024. 3. 1. 10:50


작년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괴물부모의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잇따른 교사의 극단적인 선택을 가져온 괴물부모의 갑질은 결국 교사들을 여의도 거리로 나가게 했습니다. 지금까지 적절한 대응 매뉴얼조차 없이 억울하게 당한 교사들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는지를 공감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점점 교사와 학교를 공격하는 괴물 부모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내 새끼 지상주의’로 똘똘 뭉쳐져 있어, 내 자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싶으면 화살을 교사와 다른 아이들에게 겨눕니다. 이들은 교육공동체를 위기로 몰아넣는 주범입니다.  

괴물부모화 현상은 우리보다 먼저 일본과 홍콩에서 2000년대 초중반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주로 초등학교에서, 홍콩에서는 유치원에서부터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일본에서는 ‘몬스터 페어런트’라는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몬스터 페어런트는 학교나 교사에게 비상식적인 요구를 거듭하는 개념 없는 학부형을 뜻합니다.

일본의 사례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심각합니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을 감안한다고 해도 지나치고 무례하고 이기적입니다. 다음은 그 중 몇 가지 사례입니다.

-소풍을 가서 찍은 사진이 남들보다 몇 장 적었다는 이유로 교사가 편애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체육관에 잠입해 들어와 비디오로 촬영을 하고 체육수업 중 여학생에게 손이 닿은 교사를 질책한다.   
-학교와 교사를 상대로 내용증명을 보내고, 재판을 걸겠다며 협박한다.   
-엘리트 부모가 교사에게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 것을 강요하며 풀지 못하면 담임으로 인정할 수 없다       고 한다.   
-빠칭코(도박)를 하면서 아이의 급식비는 고의적으로 내지 않는다. 사회가 책임질 문제라고 주장한다.
-자신의 아이가 다쳐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는데, 다른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는 것은 공평치 않으니       부상이 다 나을 때까지 학급을 폐쇄시키라고 요구한다.

교사와 학교에 과도한 요구를 하는 괴물 부모는 다른 아이나 교사, 학교의 입장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그들은 스스로를 괴물부모라 불리는 것을 원치 않을 테지만, 이 말 외에 다른 표현이 현재로선 없어 보입니다.  

청소년의 대변인 역할을 해오며 ‘사춘기 통역사’란 별칭을 가진 명지명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현수 박사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봅니다. 이러한 괴물부모의 문제와 대안을 제시한 책 《괴물부모의 탄생》에서 괴물부모가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여섯 가지로 분석했습니다.

▶경쟁 상황에서 아이가 강하게 생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였다.
▶육아는 삶에서 집중할 수 있는, 유일한 의미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훌륭한 부모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였다.
▶아무도 자신과 자녀의 어려움을 도와주지 않았으며, 그래서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 자신이 갖지 못했던 것들을 내 아이는 갖게  해 주고 싶어서였다.
▶한 번 밖에 없는 육아 경험 속에서 아이에게 최고의 선물을 주고 싶어서였다.

일견 괴물 부모들의 하소연은 수긍이 가기도 합니다. 내 아이에게 최고의 선물을 주고 싶다는 그들의 열망은 이해합니다. 미워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과도한 애정이 다른 아이들과 교사를 공격하는 정당한 이유가 되지는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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