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학교에서 그림책읽기

완벽한 아이는 환상이다

통합인문치유자 2024. 5. 16. 13:35


부모는 욕심쟁이입니다. 일부의 부모는 자신도 완벽하지 않으면서 자녀가 완벽하기를 바랍니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부모의 바람은 딱 한 가지였습니다. 건강하게 태어나는 것.   

그런데 아이를 낳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표변합니다. 아이에게 요구합니다. 요구하는 콘텐츠 수가 다채롭고 많습니다. 이런저런 자신의 욕망을 투사합니다.

“혼자서도 잘 놀았으면”
“편식을 안 했으면”
“말 좀 잘 들었으면”
“공부를 잘했으면”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렸으면”

완벽한 아이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AI로봇도 부모의 욕망을 만족시키기 어렵습니다. 완벽한 아이는 환상입니다.

그런데 부모들은 이 사실을 까맣고 잊고 아이에게 이것저것 시킵니다. 아이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보상받고 싶어 합니다. 그 바람에 많은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멍듭니다.

아이가 거부하지 않으면 부모는 아이가 수용했다고 착각합니다. 아이에게 묻지도 않고 좋다는 걸 가르칩니다. 아이가 받아들이는 용량은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망각합니다. 아이가 감당하지 못하는 때가 오고, 생각지 않은 불행이 시작됩니다.  

아이는 불안장애나 강박과 같은 정신적 질환을 앓고, 부모는 뒤늦게 자신의 과욕을 뉘우칩니다. 이미 깨진 독이 된 상태. 이때는 그 어떤 것도 주워 담기 어렵습니다.  다 그렇지는 않더라도 부모의 지나친 요구는 아이들을 지치게 합니다.  

그림책 《완벽한 아이 팔아요》는 완벽한 아이를 꿈꿨거나 그런 아이를 만들려 했던 부모에게 일침을 가합니다. 이야기의 끝에선 웃음이 나오지만 그 웃음은 슬픕니다.  

어느 화창한 날, 뒤프레 부부는 대형마트를 찾습니다. 마트 외벽엔 ‘쌍둥이 특가세일’ ‘둘째는 단돈 1유로’ ‘5명 구입 시 무료 배송 혜택’과 같은 선전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뒤프레 부부는 음악 잘하는 아이, 집안일 잘하는 아이와 같은 다양한 ‘상품’을 보다가 ‘완벽한 아이’를 사겠다고 결정합니다.

점원은 “잘 아시겠지만 완벽한 아이는 워낙 인기 모델”이라며 딱 하나 남은 바티스트를 데려옵니다.

그렇게 가족이 된 바티스트. 정말이지 완벽한 아이입니다. 이가 썩는다며 군것질도 하지 않고, 밥투정도 하지 않습니다. “놀아달라” “재워달라” 귀찮게 구는 법도 없습니다. 항상 예의 바르고 공부도 잘합니다. 모든 상황에서 완벽함을 보입니다. 아빠가 데리러 오는 시간을 잊어 늦게 와도, 엄마가 냉장고가 텅텅 비었다며 밥을 못 해줘도 아이는 화를 내긴커녕 오히려 “괜찮다”며 부모를 위로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 아빠가 학교 축제 날짜를 헷갈리는 바람에 튀는 의상을 입고 간 바티스트.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합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바티스트는 처음으로 불만을 터트립니다. 화들짝 놀란 엄마, 아빠. 바티스트를 데리고 마트로 향합니다.

뒤프레 부부는  수리나 환불을 요구합니다. 매니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서, 아이에게 부모가 어땠느냐고 묻습니다. 바티스트는 괜찮다고 말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완벽한 부모는 없나요?"

마지막 반전이 놀랍습니다. 자녀를 가진 부모들에게 많은 생각을 안겨줍니다. “넌 왜 그것밖에 못 하냐”며 꾸짖던 부모라면 아이가 어떻게 보고 있을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나는 완벽한 부모인지를 반성하게 됩니다.

세상에 완벽한 부모가 없듯이 ‘완벽한 아이’ 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부모는 완벽한 아이를 소망합니다. 이러한 환상 때문에 아이를 방황하게  만듭니다.

현명한 부모는 아이의 자주권을 인정합니다. 자주권은 아이의  타고난 권리이자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데 필수요소입니다. 삶을 경험하면서 진정한 자신의 길을 찾게 해 줍니다. 부모의 개입과 간섭은 최소한으로 줄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나머지는 아이의 몫입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은 ‘편안하게 해 주기’입니다. 공감하고 수용해주는 것. 아이를 방치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에서 아이가 자아실현의 꽃을 피우도록 도와주는 것. 그 외에는 다 부모의 욕심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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