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치유 인문학명상

치유의 책읽기

통합인문치유자 2018. 11. 30. 16:13

책을 읽는다는것은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다. 나는 책을 통해서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남편의 언행 이면에 숨어 있는 갈등과 심리를 이해하게 되었다. (35쪽)

<책읽기를 통한 치유>의 저자 이영애씨의 고백이다. 사람마다 책을 읽는 이유는 저마다 다를 것이다. 내가 요즘에 관심이 가는 주제는 책읽기의 치유적 기제이다. 그 책이란 나에게 그림책이지만, 알다시피 그림책은 등장인물과의 동일시를 통해 오래 묵혀온 자신의 감정, 잘못된 신념과 만나는 창구이다. 이 창구에 들어서는 건 고통이 따르지만 자신을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영애씨의 책 2장 '책과 치유'에 소개된 사람들의 증언은 이 점을 잘 보여준다. 남편과 자녀의 정신분열, 남편의 외도와 구타, 일중독, 성폭행과 같은 고통을 경험한 이들은 책을 통해 치유된다. 먼저 이들은 자신을 이해하고 상대인 남편과 자녀를 이해한다. 책은 용서 이전에 거치는 이해의 수단인 셈이다. 이들에게 책은 자신이 맞닥뜨린 고통을 해소하는 처방전이 되었던 것이다. 자신과 남편을 진단하고 그가 또는 그녀가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되고, 진실한 마음으로 자신을 바꿔어 나갔던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건  그 자기변화의 걸음이 남편을, 자녀를 바꾸는 기적으로 나타났다는 것. 치유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물론 책읽기를 통한 치유는 금세 효과가 일어나지 않는다. 인내의 시간이 필요할 정도로 오래 걸린다. 그리고 책을 통해 얻은 성찰을 생활속에서 실천하려는 부단한 노력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이 치유 방법이 의미있는 건 적절한 책과 상담자의 지원이 주어진다면 자기이해의 폭을 증가시키고 전환의 모멘텀을 만든다는 것이다. 

잘못된 이해와 무지는 잘못된 행위로 이어진다. 이 고리를 끊는데 필요한 방편이 책이다. 책은 이해의 선물인 것이다. 그런고로 책읽기는 그 자체로 치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