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명상학교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

통합인문치유자 2019. 1. 6. 11:26

어제, 그림책마음챙김에서는 그림책 <고래가 보고싶거든>을 가지고 얘기를 나눴습니다. 올해의 문을 여는 첫시간, 각자가 바라는 '고래'를 떠올려보았습니다. 어떤 분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노는 것'이라고 하고 또 어떤 분은 '시간' 이라고 얘기합니다. 자신이 하고픈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꼽은 겁니다.

미래를 말한다는 건 설레는 일입니다. 그 설레임은 우리를 살아있게 하죠. 그런데 미래를 사는 일로 현재를 까맣게 잊는다면 그건 문제겠죠. 이런 노파심 때문이었을까요. 그림책을 읽기 전에 정현종 시인의 시를 먼저 읽었습니다. 감상해볼까요.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ㅡ 정현종,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세계사, 1989.

이보다 마음챙김을 잘 표현한 시가 있을까요. 미래를 사는 일도 좋지만 그 전에 매순간을, 매일을, 한달을, 한해를 꽃봉오리로 여기고 산다면 최고의 삶이 되겠지요. 그런 마음으로 산다면 미래는 자연스럽게 열릴 겁니다. 그러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