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치유 인문학명상
내 인생의 연극
통합인문치유자
2019. 4. 12. 13:19
지난 토요일 연극배우로 데뷔(?)했다. 약 3개월 간의 연습 끝에 무대에 오른 것이다. 물론 시민연극이다. 아는 교수분과 마음을 모아 전격적으로 공연준비에 착수했고, 마침내 지난 주말에 하루 2회 공연의 막을 올렸다.
난생 처음이었다. 희곡을 읽고 연극을 더러 보긴 했지만 내가 배우가 되어 무대에 오를 줄이야!! 연극에 대한 꿈( 혹은 미련)은 대학교로 거슬러올라갈 것이다. 원고료를 받은 첫번째 사건(?)이 교지에 희곡을 올려 받은 거였으니까. 한때 한국의 유진 오닐이 되겠다는 당치도 않은 포부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후로 연극은 내 삶에서 감쪽 같이 사라졌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취업, 결혼, 공부 등등 정신없이 살아왔으니까.
하지만 여전히 마음속엔 씨가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배우이자 연출가인 교수 한 분을 대학에서 만나면서 매주 몇몇 교수들과 식사할 기회를 가진 게 계기가 되었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연극 공연이란 말이 오갔고 내가 아는 동료 교수들이 가세하면서 일이 크게 벌어진 것이다. 대본을 보고 배역이 정해지고 연습장소를 확정하면서 공연은 기정사실이 되었고, 연극은 급물살을 탔다. 이 빠른 속도가 겁이 나 중도하차도 꿈꿔봤다. 그러나 이미 배는 항구를 떠났고 . 그리고 마침내 무대, 많은 사람 앞에서 연극공연을 했다.
그간 일어난 얘기를 말로 하면 책 한 권이 될 것이다. 시민연극이니 스스로 소품을 준비해야 하는 일에다 무대 세트 하나하나 빌리고 구입하고... 하나에서 열까지 독립투사의 마음으로 손수 마련해야 했다.
또 대본은 왜 이리 안 외워지던지. 나이 탓 집중력 탓을 해가며 일주일에 삼 일을 투입해야 하는 고된 노동, 일하랴 사람 만나랴 연극연습하랴 몸과 마음이 고달프고 피곤이 쌓여갔다. 특히 토요일 일요일 이틀을 자진 반납할 땐 아내의 지청구를 들어야만 했고 가족의 눈치까지 봐야 했으니...
그래도 뿌듯한 건 관객, 물론 다수가 지인들이지만, 이들이 보여준 박수와 응원, 열렬한 호응을 생각해보면 이 맛에 연극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가족들이 행사 안내, 세트제작에 도움을 준 건 잊을 수가 없다.
한 번 무대에 올랐다고 다 배우일 순 없다. 그러나 이 한 번의 무대는 평생 잊을 순 없을 것 같다. 열정적인 도전, 그 힘으로 인생의 새 역사를 썼으니까. 무엇보다 이 도전이 의미가 있는 건 또다른 도전의 초석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다. 그리고 내 인생의 또다른 막이 오르는 일이 될 거란 생각도 들고.
#심신치유 #어른을위한그림책마음챙김
#연극공연# 날 사이먼 #챕터 투#
전화책그리고바람#파인트리씨어터#연극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