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인문치유자 2021. 10. 8. 14:08

아이를 키우다보면 밤새 우는 아이 때문에 잠을 설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 첫아이를 보았을 때, 아이가 울면 아파서 우는 건지, 배고파서 우는 건지 알지 못해 답답하고 속상한 적이 많았다.

그런데 점차 육아에 노련해지면서, 우는 건 아이들의 솔직한 자기표현 방식 중 하나임을 알았고, 우는 목소리로 무엇이 필요한지를 깨우칠 수 있었다. 아이는 우는 행위로 현재 자신에게 일어나는 변화, 또 필요한 것을 전달한다는 것도. 그러고 보면 아이들은 단순하지만 꽤 효과적인 자원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책 중에 나카가와 히로타가가 글을 쓰고, 초 신타가 그림을 그린 그림책 <울었어>가 있다. 이 그림책의 주인공은 매일 한 번 씩 운다. 넘어져서 울고 부딪혀서 운다. 또 싸워서, 혼나서, 약이 올라서 울고, 반대로 기뻐서, 헤어져서 운다. 그리고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게 기뻐서 또 운다. 한마디로 우는 게 이 아이의 일상이다.

이렇게 매일 울던 아이가 어느 날 의문을 하나 품는다. 왜 어른들은 울지 않을까. 아이는 한 번도 울지 않는 부모를 보며 이런 궁금증을 키워나간다. 어느 날 아이는 엄마와 함께 자다가, 엄마의 눈물이 베개를 적시는 걸 본다. 아이는 엄마에게 묻는다. 울고 있는 거냐고. 그러자 엄마는 그렇다고 대답한다.

엄마의 울음을 보았음에도 아이는 여전히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

“나도 크면 울지 않게 될까?”

이 아이의 의문대로 어른들은 왜 울지 않을까. 아이일 때 활용하던 꽤 쓸만한 소통 수단을 왜 폐기해버린 걸까.

아마도 눈물은, 눈물을 흘리는 건 어른스럽지 못하다는 이유에서일 것이다. 눈물은 아이들의 전유물이고, 어른이 되면 그것을 졸업해야 한다는 묵시적인 계율이 어느 새 시행령처럼 따라붙어서일 것이다. 그 결과 눈물은 ‘참아야 하는 것’이 되고 심한 경우 ‘나약함의 표시’ 로 읽혀 금기어가 되어 버렸다.

그런데 암 전문의 이병욱 박사의 말을 빌리면 어른이 되어도 눈물을 흘려야 한다. 눈물은 흘릴수록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특유의 눈물건강법으로 암을 치료하는 이 박사는 눈물은 사람의 힘으로 불가능한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신이 내린 자연치유제’라고 말한다. 눈물을 많이 흘리면 흘릴수록 암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게 그의 지론이다. 눈물은 억누를 일이 아니라 많이 흘리라고 당부한다.

보통 한 달에 여자는 평균 5.3회, 남자는 평균 1.4회 눈물을 흘린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여자가 4배나 더 눈물을 흘리는 셈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생리구조상 남자가 여자보다 눈물을 많이 흘리도록 되어 있다는 점이다. 남자의 눈물샘 꽈리가 여자의 것보다 커서 한 번에 더 많은 눈물을 흘릴 수 있고, 남성 호르몬은 눈물 분비를 늘리며 눈물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치유는 몸과 마음을 옥죄고 억눌려왔던 것을 배출하는 데에서 시작된다. 바깥으로 나가야 할 에너지가 안에 고여 있을 때 우리는 아프다. 그러니 이 에너지를 빼내야 한다. 우리가 시를 큰소리로 낭송할 때, 상담 과정에서 자신의 아픔과 상처를 말로서 드러낼 때 마음이 후련해지고 치유가 된다. 그런 점에서 눈물을 흘리는 일은 고여 있는 독을 뽑아내는데 효과가 크다. 웃음치료보다 눈물치료가 더 효과가 있다는 연구는 이 점을 잘 말해준다.

솔직히 나는 눈물이 많은 편이다. 비교하자면 내 아내보다도 더 자주 눈물을 흘린다.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감동적인 장면이 나오면 어김없이, 영락없이, 빼놓지 않고 눈물을 흘린다. 물론 소리 없는 눈물이다. 어떨 때는 같은 영화를 서너 번 본 적이 있는데, 똑같은 장면에서 눈물을 흘리는 나를 보고 내가 봐도 신기할 정도였다.

바라건대, 남자라고 하여 눈물 흘린다고 눈치주지 마라. 그건 내가 눈물쌤 꽈리가 크기 때문이고, 더 중요한 것은 그 순간 나는 나를 치유하는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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