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명상학교
마녀 위니는 자유인
통합인문치유자
2018. 6. 15. 23:40
그림책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마녀 위니의 집은 온통 까맣습니다. 같이 사는 고양이 윌버도 까만 색입니다. 이 때문에 위니는 윌버에게 걸려 넘어지는 일이 잦습니다. 이 모든 원인을 윌버 탓으로 돌리죠.
화가 난 위니는 거추장스러운 윌버의 까만 털을 마술을 부려 이런 저런 색으로 바꿉니다. 윌버의 뜻과는 상관없이 말이죠.
위니의 이런 횡포에 윌버는 마침내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곤 그 충격으로 나무에서 내려오지 않죠.
그제서야 위니는 자신의 잘못을 깨달습니다. 윌버는 아무런 잘못이 없고 자신의 독선이 문제란 걸 말이죠. 자신은 바꾸려 하지 않고 윌버만 바꾸려 했다는 걸 말입니다.
그후 위니는 윌버를 원상태로 돌려놓고 까만 집의 색깔을 총천연색으로 바꿉니다. 멋진 위니입니다.
일상의 우리 모습을 위니에게서 봅니다. 내 말은 맞고 네 말은 틀리다는 생각, 바뀌어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고 너 라는 착각. 소위 자기중심성, 무명과 무지를 아무렇지 않게 망나니 칼처럼 휘두릅니다. 자신과 남을 고통의 수렁으로 몰아넣는 걸 모르면서 말이죠.
위니는 그런 점에서 우리보다 낫습니다. 모든 게 자기로부터 말미암아 일어났다고 자각하니까요. 자기가 좋아하는 윌버가 슬퍼하자 곧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고치니 현명하기까지 합니다. 이를 두고 한 참여자는 사랑이야말로 변화를 일으키는 힘이라고 말합니다. 공감합니다. 그게 또한 사랑의 위대함일 테니까요.
한편으로 우리 내부에는 변화할 수 있는 싹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지 그걸 발견하지 못하며 사는 거죠. 위니의 마술은 윌버를 슬픔에 빠트리기도 하지만 자신의 잘못된 신념을 바꾸는 힘으로도 사용하니까요.
마녀 위니는 자유인입니다. 스스로 자, 말미암을 유 자의 뜻을 그대로 실천하는 된사람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위니는 우리의 인생 선배입니다. 안 그런가요.
아래는 유안진의 시입니다. 그림책 마음챙김 시작 전에 함께 읽었습니다.다.
<내가 나의 감옥이다>
유안진
한눈팔고 사는 줄은 진즉 알았지만
두 눈 다 팔고 살아온 줄은 까맣게 몰랐다
언제 어디에서 한 눈을 팔았는지
무엇에다 두 눈 다 팔아먹었는지
나는 못 보고 타인들만 보였지
내 안은 안 보이고 내 바깥만 보였지
눈 없는 나를 바라보는 남의 눈들 피하느라
나를 내 속으로 가두곤 했지
가시 껍데기를 가두고도
떫은 속껍질에 또 갇힌 밤송이
마음이 바라면 피곤체질이 거절하고
몸이 갈망하면 바늘 편견이 시큰둥해져
겹겹으로 가두어져 여기까지 왔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