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면, 간절히 기다리면 뜻이 이루어질까. 믿는가 믿지 않는가는 그대의 몫. 난 믿기로 한다.

동네에서 한 블럭 떨어진 신축 아파트 공사가 끝나면서 작은 공원이 생겼다. 이 년 전부터 요상한 건물이 하나 올라가는데 이 건물의 정체가 뭘까 궁금증이 일었다. 차를 타고 가면서도 자꾸 눈에 밟혔다. 내심 도서관이 들어서길 바랐다. 동네에, 아주 가까운 거리에 도서관이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오기 전에 도서관이 집앞에 있었다. 난 이 코앞에 있는 도서관 애용자였다. 주말이면 그곳에서 어린 자식 둘을 데리고 수도없이 많은 그림책을 읽었다. 책을 가까이하는 버릇을 들여주기 위해서 말이다. 성인이 된 아이들이 이 점을 알 리 없겠지만.

여하튼 갈수록 그 건물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지는 만큼 마음속으로 도서관, 도서관을 외치는 마음도 커갔다. 산책을 하면서, 인부들에게 물어봤지만 명쾌한 답을 듣지 못했다.  

그렇게 궁금함이 쌓여 갔고 마침내 건물이 완공되었다. 그런데 완공되었는 데도 문은 열지 않았다. 왜일까? 한 번은 참다못해 지나는 사람에게 건물을 가리키며 물었다.

ㅡ무슨 건물이에요?
ㅡ도서관이에요. 

그 말을 듣자 쾌재를 불렀다. 웃음이 나왔다. 내 예상이 맞았어!! 온몸이 기쁨에 출렁거렸다.

내가 몰라서 그렇지 이미 이 건물은 용도가 내정되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도서관이라니! 그때 든 생각은 소원이 이루어졌구나,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는구나, 하는 안도감과 확신이었다. 당연히 반갑고 고마웠다. 거짓말을 보태면 눈물도 찔끔 났다.

지난해 말 도서관은 정식 개관을 했다. 3층 건물에 1층만을 도서관으로 쓴다. 작은 규모다. 하지만 어떤가. 걸어서 갈 수 있는 도서관이 있다는 것,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벅찬 행복이니.

가족에게 이렇게 일렀다. 이제부터 저 도서관은 내 도서관이라고. 이름이 '내 도서관'이니 그렇게 불러달라고 했다. 가족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 간절한 마음을 알아서일 것이다.

도서관이 생긴 이후 달라진 게 하나 있다. 산책길 동선이 바뀌었다. 반드시 도서관을 경유한다. 산책하다가 잠깐 쉬는 곳도 도서관이다. 이정표가 된 거다. 내 도서관 아닌가. 그만큼 의미있는 존재가 되었다.

2019 기해년. 원하는 게 있다면 간절히 소망해보라. 어찌 아는가. 도서관 같은 선물이 떡하니 다가올지. 믿는 자에게 축복이 깃들길...

#그림책마음챙김 #그림책명상 #도서관 #간절히원하면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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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통합인문치유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