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종'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9.02.18 경청은 꽃을 피운다
  2. 2019.01.06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
  3. 2018.12.30 무슨 일이든 다 때가 있다
  4. 2018.10.24 나를 떠나면

경청​
ㅡ정현종

불행의 대부분은
경청할 줄 몰라서 그렇게 되는 듯.
비극의 대부분은
경청하지 않아서 그렇게 되는 듯.
아, 오늘처럼
경청이 필요한 때는 없는 듯.
대통령이든 신(神)이든
어른이든 애이든
아저씨든 아줌마든
무슨 소리이든지 간에
내 안팎의 소리를 경청할 줄 알면
세상이 조금은 좋아질 듯.
모든 귀가 막혀 있어
우리의 행성은 캄캄하고
기가 막혀
죽어가고 있는 듯.
그게 무슨 소리이든지 간에,
제 이를 닦는 소리라고 하더라도,
그걸 경청할 때
지평선과 우주를 관통하는
한 고요 속에
세계는 행여나
한 송이 꽃 필 듯.

어제 그림책마음챙김에서 함께 읽은 시입니다. 미카엘 엔데의 <모모>를 보면 모모는 치유자입니다. 모모가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게 아닙니다. 남들과 다른 게 있다면 잘 듣는다는 겁니다. 모모는 자신을 찾아온 사람을 따뜻한 마음으로 대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말을 온마음을 다해 들어줍니다. 그것뿐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치유가 일어납니다. 수줍음이 많은 사람은 대담하게, 낙담한 사람은 희망을 갖게 됩니다.

경청은 힘이 있습니다. 시인의 말처럼 꽃을 피웁니다. 생명을 탄생시킵니다. 모모처럼 우리도 경청의 힘을 느껴볼까요. 가까운 사람이 웃는 얼굴을 더 많이 볼 수 있을 겁니다.


Posted by 통합인문치유자 :

어제, 그림책마음챙김에서는 그림책 <고래가 보고싶거든>을 가지고 얘기를 나눴습니다. 올해의 문을 여는 첫시간, 각자가 바라는 '고래'를 떠올려보았습니다. 어떤 분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노는 것'이라고 하고 또 어떤 분은 '시간' 이라고 얘기합니다. 자신이 하고픈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꼽은 겁니다.

미래를 말한다는 건 설레는 일입니다. 그 설레임은 우리를 살아있게 하죠. 그런데 미래를 사는 일로 현재를 까맣게 잊는다면 그건 문제겠죠. 이런 노파심 때문이었을까요. 그림책을 읽기 전에 정현종 시인의 시를 먼저 읽었습니다. 감상해볼까요.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일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도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 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ㅡ 정현종,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세계사, 1989.

이보다 마음챙김을 잘 표현한 시가 있을까요. 미래를 사는 일도 좋지만 그 전에 매순간을, 매일을, 한달을, 한해를 꽃봉오리로 여기고 산다면 최고의 삶이 되겠지요. 그런 마음으로 산다면 미래는 자연스럽게 열릴 겁니다. 그러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통합인문치유자 :

어제 그림책마음챙김에선 두 편의 시를 나눴습니다. 먼저 한 편은 정현종의 시였습니다. 올 한해 이렇게 살진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감상해볼까요.

어디 우산 놓고 오듯 

어디 우산 놓고 오듯 
어디 나를 놓고 오지도 못하고 
이 고생이구나 

나를 떠나면 
두루 하늘이고 
사랑이고 
자유인 것을 

또 한편의 시는 정끝별의 작품입니다. 정현종의 시처럼 살았다면 이렇게 한 해를 마무리하면 어떨까, 하는 제 바람을 담았습니다. 천천히 읽어볼까요.

밀물 

가까스로 저녁에서야 

두 척의 배가 
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린다 
벌거벗은 두 배가 
나란히 누워 
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응, 바다가 잠잠해서 

올 한해, 무슨 일이든 때가 있다고 믿으며 이만하길 다행이야, 무사하니 다행이야, 를 말할 수 있으면 어떨까요.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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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통합인문치유자 :
어디 우산 놓고 오듯
                 정현종

어디 우산 놓고 오듯/
어디 나를 놓고 오지도 못하고 /
이 고생이구나//

나를 떠나면/
두루 하늘이고/
사랑이고/
자유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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