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영국의 유명 동화책 ‘곰돌이 푸’에는 명언, 명대사가 참 많습니다. 그 명대사들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인기가 매우 높습니다. 대사 하나하나가 삶의 지혜와 통찰을 담고 있지요.
예를 들면 “노력한다고 다 성공하진 않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다 노력했단 걸 알아둬” “사랑은 쓰는 게 아니야. 느끼는 거지” “비가 내려서 가장 좋은 점은 항상 그친다는 거야. 결국엔 말이지” 라는 대사는 언제나 곱씹어도 깊은 깨달음을 줍니다.
많은 명대사 가운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따로 있습니다. 푸와 로빈이 주고받은 대화이지요. 푸가 로빈에게 묻습니다.
“오늘이 무슨 요일이지?”
그러자 로빈이 대답합니다.
“오늘.”
푸는 기쁜 표정을 지으며 말합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날이네?”
동화책을 읽어도, 동화를 원작으로 한 실사 영화를 봐도 이 대사만큼 강렬하고 매혹적인 건 없습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오늘’이란 말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 말을 좋아하고 귀하게 여깁니다. 오늘의 삶이 곧 우리의 삶을 이루는 시금석인 까닭이지요.
오늘을 강물에 비유하자면 과거의 강과 미래의 강을 이어주는 현재의 강입니다. 우리가 맞닥뜨리는 현재가 곧 오늘입니다. 오늘이 없다면 과거와 미래도 없습니다. 따라서 오늘만큼 값진 시간도 없습니다. 오늘의 삶을 온전히 보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불행한 삶이자 죽은 삶이 될 겁니다.
#2
2015년 나온 실사영화에서 로빈은 어릴 적 친구였던 곰돌이 푸 일행을 까마득히 잊고 살아가며 회의에 빠집니다. 쉼 없이 돌아가는 바쁜 일상 속에서 길을 잃고 맙니다. 그가 길을 잃은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그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곰돌이 푸가 가장 좋아하는 오늘을 잃어버리며 살고 있기 때문이지요.
다행스럽게 로빈은 푸를 만나면서 해법을 찾습니다. 실종된 오늘을 되찾습니다. 뭔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과 불안에서 비로소 벗어나게 됩니다. 푸의 말이 그 단서이지요. "아무것도 안 하다보면 대단한(중요한) 뭔가를 하게 되지."
아무것도 안하기란 뭘까요. 아무것도 안 한다는 것 그 자체로 대단한 무엇이란 의미이기도 하고, 아무것도 안 하다보면 어느 새 나에게 꼭 필요한 일이 뭔지 알게 될 거라는 암시 같은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를 다르게 표현하면 하던 일을 내려놓고 멈춰 보는 일, 또는 휴식을 취하는 일일 수도 있겠지요. 혜민 스님의 책 덕분에 잘 알려진 ‘멈추면 비로소 보인다’는 말이 그것입니다.
우리는 온전히 쉴 필요가 있습니다. 몸뿐 아니라 마음, 영혼까지 쉴 수 있어야 합니다. 무늬만 쉬는 게 아니라 제대로 쉬는 게 필요합니다.

#3
오늘이 모여 우리의 삶이 만들어집니다. 가끔 우리는 로빈처럼 길을 잃습니다. 오늘, 현재를 무시하고 미래를 살기 때문이지요. 힘들고 괴로운 일을 겪을 때 우리는 자신에게 친절하게 물어보아야 합니다.
행복을 위해 오늘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이 물음에 관심을 가진다면 행복이 부드럽게 답해줄지도 모릅니다. 곰돌이 푸의 명대사처럼 말이에요. “매일 행복할 순 없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김기섭의수행이필요해
#위니더푸_곰돌이푸_명대사
#오늘_사용법
#참새방앗간
'수행이 필요해-명상인류를 위하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리 쓰는 추도사 (0) | 2022.09.08 |
---|---|
‘괜찮아 아저씨’가 주는 선물 (0) | 2022.08.26 |
⁸가끔은 색다른 음식을 먹어 보자 (0) | 2022.08.11 |
지렁이의 명복을 빕니다 (0) | 2022.08.04 |
현실과 다투지 말자 (0) | 2022.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