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내 것, 내 자식,'나의' 라는 소유격에서 언제쯤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그것이 때론 기쁨을 줄 터이지만 고통도 준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죠. 
이번 그림책명상은 별을 소유하려 한 사내의 이야기입니다. 내 이야기이면서 우리들의 얘기겠죠. 

나는 별을 훔칩니다. 밤하늘에서 간절히 원하던 별 하나를 조심스레 떼어냅니다. 그런 뒤 집으로 가져옵니다. 그런데 허리춤에서 서늘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벌을 받는 느낌이랄까요. 겁이 난 나는 침대 밑에 숨기지만 별빛은 천장과 지붕을 뚫고 퍼져 나갑니다.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집안의 물건들이 낯설고 불편해지고, 나의 모든 생활이 흔들립니다.나는 셈하는 법, 밥을 먹는 일까지 잊어버립니다. 길 가는 사람들도 빛에 이끌려 집으로 모여들고요. 나는 별을 싸 가지고 집을 나와 맑은 초록빛 강을 찾습니다. 차가워진 별을 물에 놓아줍니다. 이내 별은 물속의 어둠 속으로 사라집니다. 나는 인사도 건네지 못한 채 그 모습을 바라봅니다.
 
고려 후기의 문인인 이곡이 쓴 한문수필 ‘차마설’의 주제는 이 세상에 네 것이라고 할 만하게 없다는 겁니다. 세상의 부귀와 권세도 본래부터 소유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빌린 것인데 사람들은 이를 망각하고 자기 소유인 양 생각하고 반성할 줄 모른다는 얘기입니다. 이곡은 아주 오랜 전에 이 점을 간파하고 비판한 셈입니다. 그런데 그때와 지금, 세상 사람들의 생각은 달라졌을까요. 대답은 아닙니다. 하나라도 더 가지려고 마음을 쓰고 몸을 혹사시키니 말이지요. 이는 행복의 관점에서 봐도 문제가 많습니다. 같은 돈으로 물건을 샀을 때와 좋은 경험을 살 때의 행복지수를 비교해보니 후자가 더 오래간다고 합니다. 소유의 기쁨은 잠시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행복한 기억은 유효기간이 길다는 거죠. 중요한 것일수록 소유하기보다는 그것 자체로 바라보고 누리려는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Posted by 통합인문치유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