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그림책입니다. 몇 년 전 쓰나미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합니다. 이 사고로 이 지역은 쑥대밭이 됩니다. 사람의 출입이 금지된 땅이 돼 버린 거죠. 소를 치는 소치기는 그러나 이곳을 떠나지 못합니다. 소에게 먹이를 주어야 하니까요.

상황은 답답하고 복잡합니다. 방사능에 오염된 소는 먹을 수 없습니다. 먹을 수 없으니 팔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소들은 매일 밥달라고 아우성입니다. 밥 먹고 똥 누는 일이 전부인 소들. 이런 소들을 소치기는 매일같이 반복합니다. 원래 소들은 이렇게 길들여진 삶이었습니다.
정부에서 소들을 살처분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소치기는 거부합니다. 그럴 수 없었습니다. 이건 소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소치기는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 의미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또 희망은 있는 건지 없는 건지를 말이죠.
소는 점점 늘어 360마리가 됩니다. 이웃 사람이 맡긴 소와 배회하던 소들을 거둔 겁니다.
많은 지역에서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그들은 기부도 하고 비료도 주고, 직접 자원봉사활동을 합니다. 사람들은 이 목장을 '희망의 목장'이라고 부릅니다. 폐허의 땅에서 생명을 기른다는 것이 희망을 안겨주는 일이라고 본 거죠.
그렇지만 소치기는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과연 이 일은 의미가 있는 일일까 하고요. 먹지도 팔지도 못하는 소를 기르는 것이 의미가 있는 일일까요?
양식을 충분히 먹지 못한 소들은 죽어나갑니다. 절망의 순간입니다. 그래도 소치기는 다짐합니다. 소들이 의미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떠나지 않겠다고 말이죠.

가슴먹먹한 이야기입니다. 과연 소치기의 행위는 의미가 있을까요. 여러분은 소치기처럼 할 수 있을까요? 쉽게 대답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러나 희망은 돈으로 셀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더 소중한 것이겠죠.

<희망의 목장>을 읽고 그림책 마음챙김을 한 뒤 한 수강생이 쓴 소치기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절망에서 희망을 길러올리는 소치기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절망의 터널을 걷는 사람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고통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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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통합인문치유자 :